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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용개를 위한 나라는 없다
공정, 상식, 정의를 내세우며 대통령이 되겠다는 사람이 불법으로 얼룩진 개식용 문제를 개인의 선택의 문제로 치부해 버리고 반려개와 식용개의 구분이 무색한 대한민국의 현실에서 식용개가 따로 있다는 세계관을 가지고 있는데 집에서는 개를 가족으로 생각하고 있으니 이게 과연 찐 차별이 아니고 무엇인지 되묻고 싶습니다. 우리가 살아갈 세상은 상식적일 수 있을까요?
대한민국의 유력 대통령 후보가 전국민이 보는 토론회에서 개를 먹는 것은 개인 선택의 문제이며 식용개는 따로 있어서 개식용과 반려동물의 학대는 별개다 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습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식용개는 따로 있지 않으며, 개식용과 반려동물의 학대는 밀접한 상호 연관성을 가집니다. 이런 기본적인 인식이 없는 사람이 대한민국의 유력 대통령 후보라는 사실이 참담하고 그가 그의 집에서 키우는 개와 고양이를 그렇게 끔찍이 아끼는 사람이라는 것이 더욱 우리를 비참하게 만듭니다.
모 후보가 말한 식용개가 따로 있다? 그럼 식용개란 어떤 개를 말하는 것인가요? 굳이 정의한다면 식용의 목적을 가지고 사육되어지는 모든 개들을 식용개라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 아직까지도 개를 먹는 대한민국에서는.
모 후보가 말한 식용개들의 현실은 처참합니다.
지난 2013년 채널A의 먹거리X파일 방송에서는 손님에게 내어진 개고기 부위에서 외과 수술용 철심들이 발견됐습니다. 식용을 목적으로, 사료값을 아끼기 위해 음식물쓰레기를 먹여 키우는 개가 다쳤다고 수 백만원의 병원비를 들여 치료를 시켰을리 만무합니다. 누군가의 집에서, 한 가족의 일원으로 살아온 개가 누군가의 식탁에 올랐을 것이 분명합니다.
(출처 : https://m.animalplanet.co.kr/news/?artNo=2871#_enliple)
저 사건은 7년 전이니 지금과 다르다고 주장한다면 최근의 사례를 하나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불과 2개월 전인 지난 8월31일, 전라남도 진도군에서 대규모의 식용목적 개농장이 적발됐습니다. 여기에서 키워지던 진돗개 성견 58마리 중 11마리가 국가의 관리를 받아야 되는 진돗개였으며 그 11마리 중 무려 4마리가 찬연기념물 제53호로 등록이 된 천연기념물이었습니다.
이 개농장이 현재의 장소에서 무려 20 여 년간 영업을 했다고 하니 밝혀지진 못했지만 그간 얼마나 많은 천연기념물들과 진돗개가 죽어나갔을까요? 그럼 진돗개도 식용개였나요?
(출처 : 사단법인 동물보호단체 라이프 https://www.hani.co.kr/arti/animalpeople/companion_animal/1013974.html)
(진도군 식용목적 개농장에서 발견된 천연기념물 제53호 진돗개(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진주, 달님, 봉자, 가을)
부산 구포개시장 폐쇄에 도화선이 된 일명 ‘오선이사건’ 은 이웃의 리트리버종 오선이를 납치해서 개시장으로 끌고 가 개소주를 만든 사건입니다. 오선이의 가족들은 오선이를 끔찍이 아꼈으나 결국 누군가에게는 그저 먹을거리였을 뿐입니다. 오선이의 소유권 여부를 떠나 오선이도 식용개입니까?
(출처 : https://news.kbs.co.kr/news/view.do?ncd=3646683&ref=D)
동물보호단체인 HSI(한국 휴메인 소사이어티 인터내셔널, Humane Society International, HSI Korea)은 지난 2014년부터 한국의 식용목적 개농장들을 설득에 개농장 폐쇄와 개들의 구조와 입양을 하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약 2천 여 마리의 개들을 해외로 입양을 보냈는데 그 중에는 우리가 주로 식용개의 이미지로 가지고 있는 도사견종들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 도사견종들이 해외에서 유독 입양을 잘 가고 사람들과도 잘 지냅니다. 그럼 이들은 반려개입니까?
(출처 : https://news.v.daum.net/v/20200917135151473)
그럼 개식용과 반려동물학대는 과연 연관성이 없을까요? 이 전제는 식용개와 반려개가 따로 있다는 믿음에서 출발하게 됩니다. 식용개와 반려개가 다르지 않다고 윗글에서도 많은 예시를 들여 설명을 했는데 이를 이해 못하거나 일부로 취급해 버린다면 더 이상의 설명도 무용해 질 것 같습니다.
하지만, 식용의 목적으로 사육되는 대다수의 동물들이 학대를 받고 있습니다. 식용의 목적으로 키우는 이유는 단 한 가지, 경제적 이익 때문입니다. 이익을 최대화하기 위해서는 동물들을 덜 먹이고 더 가두고 본능을 제어해야하기 때문입니다. 동물들에게 들어가는 경비를 줄이면 줄일수록 이익은 더 커지겠죠. 이런 개식용 관습과 그에 따라 형성된 개식용 산업은 반려동물 생산업이나 천연기념물 사육 농가에게는 고마운 존재가 됩니다. 반려동물 혹은 천연기념물 생산의 도구로서 이용되어지던 동물이 나이가 들어 생식능력이 떨어지거나 질병에 걸려 더 이상의 효용 가치가 없어져 버릴 경우에도 단돈 얼마에 팔아 또 이익을 챙길 수 있기 때문이죠.
이렇게 나름의 안전장치가 가동이 되는 구조에서 반려동물 생산업자들은 동물 도태에 대한 도덕적 책임을 식용목적의 개농장주들에게 전가를 시키고 본인들은 끊임없는 동물 생산에 더 열을 올릴 수 가 있습니다. 발정유도제를 주사하면서까지 1년에 수 차례 임신과 출산과 수유를 반복시킵니다. 그러다가 온 몸의 칼슘이 다 빠져 나가고 생식기 질환에 유선 종양에 온갖 병에 다 걸리게 되고 그게 그 개의 마지막 생입니다. 그래도 그나마 싸구려 개사료를 먹어오다가 그 싸구려 개사료마저 못먹고 음식물쓰레기로 연명하다 그렇게 생을 마감하고 때론 바닥에 나 뒹굴어 썩어가고 때론 어떤 사람의 한 끼 식사가 되고 그럽니다. 이래도 개식용과 반려동물 학대 연관성이 없다고요?
(출처 : https://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201212500033&wlog_tag3=daum)
소, 돼지, 닭은 먹으면서 왜 개만 먹으면 안되는 것이냐고 질문하시는 분들이 계십니다만 개만 먹지 말자고 하는 것이 아니라 개식용 먼저 금지하고 소, 돼지, 닭의 식용도 줄이거나 금지하자고 주장하는 것입니다. 동물을 먹는다는 것이 필연적으로 동물학대를 수반하는 구조로 되어 있고 최근에 들어서는 육식이 지구 환경에 심각한 오염을 일으키는 원인으로 지목되어 지구를 살리자는 의미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최근에 전 국가적인 아젠다로 논의되는 탄소 중립 또한 지구 환경을 되살리자는 취지인데 막대한 예산을 들여 친환경 설비와 대안 발전을 구축하면서 정작 이산화탄소 배출에 막대한 양을 차지하는 육식의 문제에 대한 고찰은 현저히 떨어지는 이율배반적인 문제도 지적하고 싶습니다.
국가의 지도자라면 앞으로 수 십 년이 걸릴 지도 모르는 사회적 합의가 될 때까지 아무것도 하지 않고 동물들이 학대당하는 것을 방관만 할 것이 아니라 사회적 합의의 토대가 되는 일들을 진행해야 합니다. 예를 들면 개농장내 뜬장 사육 전면금지, 음식물쓰레기 사료 급여 전면 금지, 개농장주들 전업을 위한 정책 마련 등 정부만 할 수 있는 일들을 진행하여야 합니다. 언제까지 동물학대국이라는 비아냥을 듣고만 있어야 하는지 국가의 지도자들은 이제 국민들에게 답을 줘야 함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2021.11.01.
사단법인 동물보호단체 라이프